2008년 01월 08일
내가 썼던 에로 소설들 - 1


어제에 이어지는 에로 소설(이하 야설) 이야깁니다. 그냥저냥 묻어가나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런것까지 쓰게 되네요(...) 별로 대단한 건 아니지만 왠지 재밌습니다 ~_~
야설사이트에서 야설을 보거나 연재했던 분이 방문자들중에서 혹시 계실진 모르겠는데 뭐랄까.. 게시판 특성이 일단 좀 독특합니다. 사고방식과 연령대의 차이가 꽤 크게 느껴진달까요.. 일단 내용이나 분위기에 필이 오면 문법이든 오타든 그런걸 잘 신경 안쓰는 것 같습니다. 제가 봤던 어떤 소설은 중간에 주인공이 바뀌였는데도(아마 작가분이 쓰다가 착각해서 바꾼 것 같은데) 잘 모른다거나 혹은 발견했다고 리플이 달려도 좋다고 난리들입니다(...) 그렇다고 어떤 초딩틱한 태클이나 악플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고,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보다 훨씬 나이많은 분들이 주로 그 곳을 방문하고 작가대를 형성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대부분 30대 직장인들이 회사 일을 끝마치고 여가 활동 삼아 그곳을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곳에서 판타지적 세계관을 따져가며 스토리를 엮는것 자체가 이미 지극히 당연한 마이너적 시도였던 것 같군요 -_-a;; 그런데 말이죠.. 좀 더 정확히 짚자면 판타지 주제 자체가 마이너한건 아닙니다. '판타지적 스토리'를 야설에서 질질 끄는게 마이너한 것 같습니다. 사실 판타지 컨셉으로 쓰는 분들도 꽤 되고, 찾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제가 애초부터 썼던것도 판타지적 세계관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에 썼던 이 판타지 야설은 누구에게 보여줄려고 했던건 아닙니다. 아니.. 생각해보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20대 초반 이전에 썼던 기억도 있긴 하군요. 고등학교 때였는데 아마 3학년일 겁니다. 그냥 거의 스토리 없이 주인공이 여자랑 침대에서 앗흥앗흥 하는 거였는데 무슨 생각으로 그걸 썼는지 잘 모르겠군요; 고3때는 이미 스타랑 리니지에 빠져서 정신이 없었던 듯 한데...(먼 산) 그냥 단순한 야설쓰기 호기심에서 비롯됐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대학교 1학년 되고 아마 2학기? 그쯤에 본격적으로 야설을 썼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누구한테 보여준다거나 전혀 넷상에 공개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자기만족이었죠. 상상속의 인물과 섹스하는 장면을 생각만으로 치부해두기 아까워 문장으로나마 소지할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침 1학기때 판타지 소설을 연재했었기에, 그 감각을 살려 이번엔 좀 스토리를 가미시키고 그럴싸한 러브스토리를 엮어갈려 마음먹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글로 그럴싸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당시엔 이것도 그저 단순한 야설쓰기 호기심이 아닌가 생각도 드는군요. 하지만 그 땐 정말 글 쓰는게 이렇게 재미있고 시간가는줄 모르는 거였나 생각이 들만큼 열성적으로(...) 야설을 썼습니다 -_-;
여자 엘프가 나옵니다. 것도 그냥 나오는게 아니라 주인공이 위기에 빠졌을 때 바람처럼 등장해서 구해준다는 설정입니다. 주인공이 매우 빈곤하게 생필품을 마련하기 위해 마을 외곽의 늑대를 사냥하러 나왔고, 그러다 고블린들에게 둘러싸인다는 스토린데 이상하게 저는 일반 판타지 쓸 때도 그랬지만 주인공을 매우 약하게 설정해 놓습니다. 먼치킨물을 싫어한다는 점도 있지만, 왠지 주인공 주변 인물이 더 강한게 신비감있게 느껴져서인지도 모르죠.
아무튼 그 야설에서는 주인공이 짜증날정도로 약하고 겁쟁이고 도망갈 궁리만 합니다. 반면에 주인공을 도와주는 여자 엘프는 굉장히 강력합니다. 고블린들을 한큐에 쓸어버리죠(...) 주인공은 빌빌거렸던 주제에 동정받기는 싫다는 듯 나중에 보수를 하겠다며 먼저 휙 마을쪽으로 가 버립니다. 그런데 마을 안에서 아까 만났던 엘프와 또 만납니다. 결국 주인공의 빈곤함을 알게 된 그 여자 엘프는 여관비까지 다 자기가 내며 주인공을 쉬게 할려고 방 안으로 데리고 들어갑니다. 그리고 야설답게 샤워를 끝마치자마자 여관 침대에서 둘은 강렬한 H씬을 벌입니다(...)
이 녀석 둘이 각각 카리스(남자)와 스칼렛(여자 엘프)입니다. 특별한 이름은 아니지만 어쩐지 맘에 들어서 후속작으로도 계속 넣었던 이름들입니다. 카리스와 스칼렛은 그날 밤을 진한 정사로 보내고, 다음날 좀 비전있는 마을을 찾아서(...) 떠난다는 설정. 숲 속에서 이번엔 비홀더들을 만나는데 정사까지 나눈 주제에 주인공 카리스는 이번에도 여자 엘프를 방패삼아 도망갈 궁리만 합니다. 쓰는 제가 느끼기에도 정말 구제불능일 정도로 X가지 없는 주인공인데 자꾸 그렇게 손이 타이핑해지더군요.(왜 이렇지(...)) 결국 스칼렛 혼자서 비홀더들을 다 처치합니다. 근데 그날 밤에 숲 속에서 노숙을 하면서 스칼렛은 뭐가 좋다고 카리스 곁으로 자꾸 오고 또 결국 진한 정사를 벌인다는 설정.
다음날도 방문한 마을에서 또 비슷한 시츄에이션. 아무튼 카리스는 약해빠진 주제에 외모를 비롯한 모든 면에서 만능인 여자 엘프와 몇 번이나 정사를 벌입니다. 뭐 모든 남자의 로망이겠죠(...) 특별한 스토리를 기대한 분에겐 좀 실망일진 모르겠으나 아무튼 순애물 에로게 못지 않게 스토리가 나긋나긋하고 기분좋게 흘러갑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정이입이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자, 이쯤에서 야설 사이트를 알게 되고, 판타지란에 엘프와 관련된 얘기가 별로 없는 것 같아 한번 슬쩍 제가 썼던 걸 올려 봤습니다. 제목도 특별한 거 없이 그냥 '판타지'였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게 굉장히 반응이 좋았습니다. 3화로밖에 구성이 안됐던 건데 조회수가 타 판타지 야설에 비해 꽤나 높았던데다 시간이 흐를수록 추천수도 자꾸 높아지더군요. 결국 반년이나 지났지만 예전 그 야설을 좀 더 연재해보잔 생각에 살짝 독특한 스토리를 가미시켰습니다. 그것이 바로 다크엘프와 서큐버스의 등장입니다. 주인공 카리스는 여자 다크엘프들에게 강간(?)당하고(남자인 제가 쓰면서 왜 남자가 강간당하게 썼는진 의문(...)) 그녀들의 우두머리 남자 다크엘프 '로키'의 꾐에 빠져 이번엔 서큐버스의 방으로 끌려간다는 설정. 서큐버스 '캐시아'의 성욕 해소용으로 카리스는 또 그녀에게 강간(?) 당합니다.
지하 방에서 서큐버스와의 정사는 제가 나중에 보고도 놀랄 정도로 질퍽하고 흥분되게 작성했더군요 -_- 아무튼 정사가 끝나고 문이 부서지며 스칼렛이 구하러 오고 짧은 대결 후에(...) 서큐버스를 처단할 입장에 섭니다.(후반부에 가서도 만능 여자 엘프죠 네에) 그런데 여기서 다크엘프 로키가 달려와 서큐버스를 살려달라 애원하고 스칼렛은 주인공 카리스를 보는데 이 때..
"타 종족을 처단할 정도로 인간이 위대했던가? 나는 그들을 죽이라 하지 못 하겠다. 내가 어떤 직접적인 해를 입은것도 없고.."
라는 좀 묘한 철학적인 말을 남기고(...) 스칼렛은 카리스를 따른다며 둘은 그대로 바깥으로 사라진다는 엔딩. 위의 대사보다 좀 더 길긴 했습니다만, 어쨌거나 주인공 덕분에 살아난 서큐버스와 다크엘프 로키입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주인공이 한 일이라곤 마지막에 약간 긴 대사를 한 것뿐, 그야말로 판타지와 야설 전 작품을 통틀어 다시 찾기 힘든 허접한 주인공이 되지 않았나 싶군요 =_=;;
그리고 다크엘프 로키와 서큐버스 캐시아는 에필로그에서 둘이 또 어찌어찌해서 정사를 벌인다는 그럴싸한 내용까지 마무리 했습니다. 이게 해봤자 7화? 8화가 끝이었고 한화 한화는 꽤 길지만 웬만한 판타지 소설 1권도 안 될 분량이었습니다. 근데 평이 정말 좋더군요(...) 너무 예상 밖이라 그렇게 느껴졌는지도요. 에필로그까지 완결을 맺고도 아쉬움이 남았더랍니다.
그래서 약 1년 후에 그 때의 기억을 되살려가며 같은 아이디로 후속작을 내었죠. 1년이나 지났는데도 기억하는 분이 꽤 되더군요. 그런데 이 때부터는 급히 상승했던 인기(?)에 비례해서 좌절감을 맛본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거... 너무 길어져서 웬만하면 한 포스트에 다 넣으려 했는데 끝맺지 못하는군요; 후속작과 그 후의 또 다른 작품에 관해선 다음 포스팅때 적어야겠습니다.
* 다음 포스트: 내가 썼던 에로 소설들 - 2
# by | 2008/01/08 22:43 | 기타 서랍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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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사씬에 대한 경험이라면 예전 글에도 썼듯 요즘 워낙 간접체험 컨텐츠가 많기에 그걸 참고해서 일반인이 경험담을 쓰는 것보다 더 에로하고 흥미롭게 진행시켜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런 야설들이 꽤 많을 거란 생각이 드는군요.
댓글에 이야기하신 부분도 어느정도 공감이 가네요. 실제 정사처럼 묘사하는 것을 좋아하는 독자들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우리나라도 워낙에 간접경험 컨텐츠가 발달되어 있다보니 그런 지식(?)을 살려서 이야기를 쓰는 편이 더 에로틱한 경우가 많더라구요. 경험도 경험이지만, 아무래도 상황을 묘사하는 실력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 싶은..
후속작 이야기도 기대되네요.
// 요새 정신이 없어서 쓰다 만거 마저 쓰지도 못하고 있군요.. 제대로 쓰는것도 아니었지만..orz
경험과 필력을 어느정도 갖춘 분이라면 더 뛰어난 소설을 쓸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도 충분히 그런 자료들을 통해 에로틱한 묘사는 가능하다고 봅니다. 말씀하신 상황 묘사 중에서도, 저는 사람의 성욕이란게 실제 상황같은 직접적인 묘사보다는 주인공과 히로인의 감정 교차와 분위기에서 더 많이 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모기자님/ 소설이란건 직업적이 아닌 이상 그저 필이 올때 맘 편히 쓰는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모기자님도 꽤 잘쓰셨던 것 같은데요(...)
린츠님/ 글쎄요 ㅎㅎ 아실 분들이야 알겠죠(..뭐?)